2024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쿠팡이 사상 처음으로 재계 30위권에 진입했으며,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공시대상 대기업집단에 지정되었다.
이번 100대 대기업 순위발표는 국내 경제 상황과 산업별 성장 트렌드를 반영하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경우에도 신산업과 기존 산업 모두에서 변화를 보였다.
2024년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 개요
한국의 100대 그룹은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며, 삼성, SK, 현대자동차, LG를 포함한 이른바 ‘4대 그룹’은 한국 경제의 핵심적인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재계 순위는 매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며, 기업 집단의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대기업 순위를 매기고 있다. 이 순위는 대기업들의 위상뿐 아니라, 국가적 행사에서 기업 총수들 간 의전과 자리 배치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표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순위는 자존심의 문제로 비춰질 만큼 기업들에게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또한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지정되는 기업 집단의 수가 달라지는데, 한국의 공기업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100대 그룹으로 여겨진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100대 그룹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으며, 2014년 63개 그룹에서 2024년 88개 그룹으로 증가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기업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10조 원 이상인 경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규제를 포함한 다양한 공시 및 신고 의무를 부과받는다.
지정 현황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수는 총 88개로 전년 대비 6개 증가하였다.
순위 | 기업명 | 순위 점수 | 그래프 |
---|---|---|---|
1 | 삼성 | 10 | |
2 | SK | 9 | |
3 | 현대자동차 | 8 | |
4 | LG | 7 | |
5 | 포스코 | 6 | |
6 | 롯데 | 5 | |
7 | 한화 | 4 | |
8 | HD현대 | 3 | |
9 | GS | 2 | |
10 | 농협 | 1 |
이들 기업집단의 소속 기업 수도 3318개로, 전년보다 242개 증가하였다.
재계 10위 내 기업집단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롯데, 한화, HD현대, GS, 농협이 차지하며, 전년과 동일한 기업들이지만 순위에는 일부 변동이 있었다. 특히 HD현대와 GS는 각각 1위씩 교체되며 8위와 9위로 조정되었다.
주요 신규 공시대상기업집단
하이브 (85위)
K-POP 그룹 BTS와 뉴진스를 보유한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K-POP의 글로벌 인기로 인해 자산 규모가 급증하여 올해 공시대상에 포함되었다.
쿠팡 (27위)
지난해 재계 45위였던 쿠팡은 매출 성장과 거래 규모 증가를 바탕으로 18계단 상승하며 30위권에 진입했다. 이는 온라인 유통 산업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에코프로 (47위)
이차 전지 및 반도체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에코프로는 2023년에 이어 올해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되었으며, 재계 순위가 전년 대비 15계단 상승하였다.
호텔 및 관광업의 성장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소비심리 회복이 맞물리며 호텔·관광업 기업들도 새롭게 공시대상에 지정되었다. 파라다이스와 소노인터내셔널이 대표적으로, 이들은 각각 카지노와 관광산업에서 활약하고 있다.
대신증권 (78위)
대신증권은 중간배당과 자산 재평가의 효과로 자산총액이 증가하여 신규 지정되었다.
2024년 100대 대기업집단 목록
아래 표는 2024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지정된 100대 대기업집단 목록이다. 이들은 자산총액과 주요 산업을 기준으로 선정되었다.
순위 | 기업명 | 주요 산업 | 특이 사항 |
---|---|---|---|
1 | 삼성 | 전자, 반도체 | 부동의 재계 1위 |
2 | SK | 정유, 통신 | |
3 | 현대자동차 | 자동차 제조 | |
4 | LG | 전자, 화학 | |
5 | 포스코 | 철강 | |
6 | 롯데 | 유통, 식품 | 지난해와 동일한 6위 유지 |
7 | 한화 | 방산, 에너지 | |
8 | HD현대 | 조선 | 신규 선박 수주 증가로 1계단 상승 |
9 | GS | 정유, 유통 | 1계단 하락 |
10 | 농협 | 금융 | |
… | … | … | … |
27 | 쿠팡 | 온라인 유통 | 18계단 상승, 첫 30위권 진입 |
47 | 에코프로 | 이차 전지, 반도체 | 15계단 상승 |
68 | 현대해상화재보험 | 보험 | 보험 부채 평가 기준 변경으로 순위 상승 |
78 | 대신증권 | 금융 | 중간배당 및 자산 재평가로 신규 지정 |
85 | 하이브 | 엔터테인먼트 | 최초로 엔터 업계에서 대기업집단 지정 |
86 | 소노인터내셔널 | 호텔, 관광 | |
88 | 파라다이스 | 카지노, 관광 |
위 표에 제시된 대기업 집단들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그들의 변화는 신산업의 성장과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온라인 유통,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이번 지정 결과는 향후 한국 경제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10년간 한국 재계의 변화와 성장
지난 10년 동안 100대 그룹의 자산총액은 2014년 2205조 7800억원에서 2024년 3027조 3200억원으로 약 821조 5400억원(37.24%) 증가했다. 이로 인해 2024년 기준 한국 100대 그룹의 자산총액은 한국 GDP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100대 그룹의 성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자산 100조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집단 수는 2014년 6개에서 2024년 7개로 증가했다.
10대 그룹의 순위 변동도 있었다. 삼성은 꾸준히 1위를 유지했지만, SK는 5위에서 2위로 상승하며 현대차와 LG를 추월했다. 특히 한화는 37조원에서 112조원으로 자산을 3배 이상 늘리며 재계 7위에 오르는 성과를 보였다. 반면 OCI와 DB는 30대 그룹에서 밀려났다.
신산업의 급성장과 재계 지각변동
지난 10년간 IT, 바이오, 이차전지, 이커머스,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신산업의 부상으로 많은 신규 기업 집단이 100대 그룹에 합류했다.
네이버, 카카오, 셀트리온, 쿠팡, 에코프로, 넷마블, 두나무, 크래프톤, 하이브 등은 신산업 성장을 통해 대기업 집단에 속하게 되었다. 이는 한국 산업이 전통적 제조업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의미하며, 다양한 신기술 및 혁신 기업들이 재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4대 그룹의 총수 교체가 이루어졌으며, 삼성의 이재용, 현대차의 정의선, LG의 구광모, 롯데의 신동빈이 각각 새로운 경영자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세대교체는 향후 10년 동안 한국 대기업의 리더십과 전략에 큰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을 시사한다.
글로벌화 속의 대기업 위상 변동
삼성은 2000년대 들어 초격차 기술력으로 반도체, TV, 스마트폰 분야에서 세계적 위치를 차지하며 현재 재계 1위를 지키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공급망 위기와 같은 글로벌 경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매출을 증가시키며 성장했다.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속에서도 매출을 연간 20조원 이상 성장시키며 재계 3위의 자리를 굳혔다.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한국 경제는 재벌 구조와 경영 전략의 변화를 겪었고, 대우의 해체는 대기업이 영원하지 않다는 교훈을 주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100대 그룹은 꾸준히 변동을 겪으며 한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과 규제 변화
1987년 대규모 기업집단 제도가 도입된 이래로, 한국의 공정거래법은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자산총액 기준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은 공시대상으로 지정되고, 10조원 이상의 기업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는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 부분적으로 개정되면서 대기업집단 수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2024년에는 자산총액 기준이 명목 GDP의 0.5% 이상인 경우로 조정되면서, 상호출자제한 기업의 기준은 10조 4000억원으로 상향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대기업들이 경제적 책임을 지고, 공정 경쟁을 유지하도록 하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100대 그룹은 앞으로도 인수합병(M&A)과 기술 혁신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현재 5위에서 7위에 위치한 한화, 롯데, 포스코는 자산 격차가 크지 않아 순위 변동이 예상된다. 또한, 전통적인 산업에서 신산업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IT 및 바이오 분야의 기업들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